[ED칼럼] 에너지위기, 바이든의 정치공학적 셈법
[ED칼럼] 에너지위기, 바이든의 정치공학적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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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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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 박사/ 한국탄소금융협회 부회장

[에너지데일리]권력에 취한 정치인의 얼굴은 추하다. 우리 아들이 어렸을 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국회의원들은 학교를 안 다녔나요?” TV에서 멱살잡이를 하는 정치인들을 보고 다섯 살짜리 꼬마가 한 질문이다. 아이 눈에도 그들의 몸짓과 표정이 추했던 것이다.

이번 같은 에너지위기는 없었다. 풍요 속 빈곤. 넘치는 에너지원에 공급대란이 왠 말인가? 코로나를 핑계 삼아 권력을 놓치 않으려는 몸부림과 자국의 에너지를 무기삼아 전쟁도 마다 않는 리더와 또 그 전쟁이 끝나지 않도록 계속 기름을 붓는 지도자들 속에 에너지위기는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즉 이번 에너지위기는 권력의 다툼으로 인한 인재이다. 물론 자국의 이익이 우선이라 하지만 해도 너무한다.

지금 바이든의 마음은 어떨까? 중간선거에 모든 것을 걸었던 터라 그 결과에 만족하고 있을까? 상원은 임명권을, 하원은 예산을 결정한다. 중간선거 결과, 바이든이 속한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하원을 공화당에 넘겨주게 된 이상, 예산집행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클린튼 행정부처럼 공화당일 색으로 탄핵을 맞이하는 시나리오는 비껴갔다. 문제는 외교문제에 있어 클린턴이 겪지 못한 강적들을 대적해야 한다는 데 있다. 푸틴과 시진핑이다. 그뿐인가? 사우디 등 중동 리더들도 만만치 않다.

바이든의 속내는 아주 명확하다. 중간선거가 전환점이 되어 미국 내 장악력을 공고히 해야 이들 강적들과의 힘겨루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에너지시장이 힘겨루기의 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미국에 셰일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대신 곧바로 핵으로 넘어 갔을 수도 있다.

미국의 셰일혁명은 우연이 아니다. 2006년 미 상원에서 “미국의 에너지 자립”이라는 주제로 청문회를 열면서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은 미국의 전략적 자원이 되었고 2011년 美 에너지정보국(EIA)의 “미국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의 등장” 보고서는 미국을 글로벌 LNG시장의 게임체인져로 만들었다.

2011년은 미국의 교토의정서 탈퇴로 기후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정상들이 더반에 모여 신기후체제에 대해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 낸 해기도 하다. 그뿐인가? 2011년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났던 해다. 그러니 미국의 셰일자원은 에너지안보와 기후안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강력한 무기로 등장했다.

10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제공하는 에너지안보 순위가 OECD 25개국 중 24위이다. 꼴등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인데 우리는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취약하다. 1980년대 이후 우리는 지속적으로 에너지안보가 하락세에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은 1980년에 12위에서 현재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안보 1위의 배경에 셰일가스가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를 알 수 있다.

물론 미국의 셰일혁명은 글로벌 가스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공급여력이 증가했고 시장 플레이어가 다양해졌다. 그리고 미국의 셰일혁명은 LNG계약에 유연성을 부여했다. 유가와 환율에 연동하고 수요처를 고정하는 방식에서 헨리허브 가스가격에 연동하고, 도입라인을 변경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리스크관리가 용이해졌다.

그러나 이후 미국은 OPEC에 관여하고 러시아를 긴장시키고 중국에 엄포를 놓고 있다. OPEC은 같은 원유 공급자 입장에서, 러시아는 같은 가스공급자 입장에서 경쟁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중국은 이들 중 유일한 바이어지만, 셰일가스 매장량이 많다 보니 미래먹거리를 생각할 때 중국을 견제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즉 에너지위기의 처음과 끝에는 미국이 있고 바이든이 있다. 이번 기후변화협약 제27차 당사국총회, COP27에서 바이든은 이렇게 얘기했다. 미국은 지구의 실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 대응에 제 몫을 다하고 있다고. 글쎄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를 통과시켰다고 자화자찬했다. 권력에 취한 정치인은 추하다. 바이든은 공약 중 하나로 개도국 에너지전환을 위해 2024년까지 매년 114억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이 우세한 의회에서 달랑 10억 달러밖에 확보 못한 바이든이 과연 공화당이 우세한 의회에서 약속을 이행할 수 있을까? 어림도 없는 얘기다.

전 안나푸르나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푼힐에 다녀왔다. 대자연 앞에 엄숙해진다. 바이든에게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대자연 앞에 한번 서 보라고. 에너지위기를 부추긴 것도 모자라 기후위기를 방관하는 모습, 추하다고. 정치공학적으로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으로 남기는 글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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