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서방의 러시아산 ‘유가 상한제’ 약발 먹힐까
[이슈] 서방의 러시아산 ‘유가 상한제’ 약발 먹힐까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2.08.31 17: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인도, G7 조치 불구 러시아산 석유 계속 구매 가능성 높아
유가 상한제 전반적 준수, G7에게는 이상적이지만 실제 가능성 낮아
형식적으로 유가 상한제 참여하면서 다른 방법으로 실제 가격 지불 가능성
OPEC+, 가격 상한에 비호의적… 유가 상한제 도입 시 수출량 감소로 대응
주러시아 한국대사관 ‘유가 상한제 관련 러시아 동향’

G7 국가들은 러시아산 석유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유가 상한제 적용을 논의하고 있다. G7 국가 외교장관들은 지난 2일 성명을 발표하고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로부터 얻는 이익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산 석유를 해상으로 운송하기 위한 각종 서비스를 차단하거나 러시아산 석유에 대해 가격 상한을 적용하는 방법 등이 논의되고 있다. 서방은 유가 상한제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자국 기업들에게 이와 관련된 운송 및 보험 서비스 제공을 금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은 ‘유가 상한제 관련 러시아 동향’ 보고서에서 몇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변국영 기자>

 

▲유가 상한제 전반적 준수

G7 국가들에게는 가장 이상적이지만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EU·영국·일본 등은 물론 다른 러시아산 석유 주요 수입국들이 유가 상한제를 잘 준수하는 것인데 상호 간 협정 등을 맺을 필요 없이 단순하게 이같은 가격 상한을 지키는 상황을 상정한 것이다.

중국·인도·벨라루스가 러시아산 석유의 주요 수입국이며 석유제품의 경우 터키·나이지리아·몽골이 주요 수입국이다. G7 국가들은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해 어느 정도 수준의 가격 상한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

유가 상한제가 준수되는 경우 러시아는 전략적으로 석유 공급을 전면 중단하는 방안이나 상한 가격으로 인해 이익을 창출할 수 없을 경우 생산량을 최소 수준으로 감소시키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Nabiullina 총재는 “유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국가들에게는 석유를 수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만약 러시아가 석유를 전면 공급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이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로서는 미국이나 유럽의 제재를 회피하고자 하는 유인이 커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및 인도의 이탈

만약 러시아가 실제로 유가 상한제에 참여하는 국가들에 대한 석유 공급을 중단한다면 중국과 인도는 보험에 대해 다른 대안을 검토하면서라도 브렌트유 대비 25%가 저렴한 러시아산 석유를 계속 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또는 석유 수입국들은 스스로 보험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선박들이 전 세계의 특정 항구나 해협에 진입하는 것까지 완전히 보장할 수는 없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나 보험 문제 때문에 저렴한 러시아산 석유를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G7 국가들이 유가 상한제에 참여하지 않은 구매자들에게 자국 영토 밖에서 세컨더리 제재를 부과할 수 있을지 여부다. 예를 들어 미국은 제3국에 있는 러시아산 석유 구매자들 및 이에 대한 보험 제공자들에게 세컨더리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할 수 있다. 다만, 세컨더리 제재는 현실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유럽은 세컨더리 제재를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컨더리 제재가 부과된다면 보험시장의 약 95%를 유럽·영국이 점유하므로 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형태의 조치가 가능할 것이며 만약 유가 상한제에 운송 금지가 포함된다면 제재를 회피할 가능성은 낮아지는데 제재 회피가 어려워지고 많은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는 에너지 안보 상황이 여의치 않음에 따라 G7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낮은 가격으로 러시아산 석유를 계속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G7 국가들은 러시아산 석유 구입 제한을 위한 충분한 레버리지를 갖고 있지 않으며 세컨더리 제재는 오히려 국제유가를 상승시킴으로써 이미 문제가 발생한 글로벌 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형식적 유가 상한제 참여와 동시 회피

러시아산 석유 구매자들이 형식적으로는 유가 상한제에 참여하면서 실제로는 다른 방법으로 실제 가격을 지불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배럴당 50 달러의 상한 가격에 석유를 구입하되 러시아로부터 금속을 같이 수입하면서 이를 시장가격보다 50 달러 더 높은 가격으로 구입하는 형태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제3국의 구매자들은 러시아와 석유 구입을 위한 가격 협상 시에 G7 국가들이 설정한 상한 가격을 시작점으로 제시함으로써 이러한 상한 가격이 설정되지 않았을 경우의 시장 가격보다는 낮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산 유가 상한제의 또 다른 고려 요소는 OPEC+ 국가들의 입장이다. OPEC+ 국가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일 생산량을 10만 배럴만 늘리기로 했으며 원칙적으로 가격 상한 설정에 호의적이지 않으므로 러시아산 유가 상한제 도입 시 수출량 감소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