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영국, 에너지 가격 대폭 인상… 한국, 긴급대책 절실하다”
[초점] “영국, 에너지 가격 대폭 인상… 한국, 긴급대책 절실하다”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2.08.30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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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에너지가격 상승 반영… 요금 상한, 4월 대비 전기 86%·도시가스 114% 인상
국제 가스 가격 상승으로 기존 가격으로는 전력·가스 공급 산업 유지 불가능 판단
국내 전기·가스요금, 국제 에너지 가격 전혀 반영 못해… 원가 무시한 가격 보조 문제
IEA, 한국 정부에 전기·가스요금 결정 권한 전기위원회 같은 전문규제기관 위임 촉구
에너지전환포럼 ‘영국 에너지가격 현실화… 한국 전력·가스시장 큰 충격’ 보도자료

영국 정부가 에너지 가격을 현실화 해 전기와 가스 가격을 대폭 인상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가스 대란 장기화에 대비한 긴급대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에너지전환포럼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지난 26일 치솟는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에너지요금 상한을 지난 4월 상한 대비 전기요금은 86%(전력량요금 기준), 도시가스요금은 114%(사용요금 기준)까지 인상했다. 이 조치는 올해 4분기(10∼12월)에 적용된다. 영국 에너지시장 규제기관인 가스전력시장 규제청은 국제 가스가격 상승으로 인해 기존 가격으로는 전력, 가스 공급 산업의 유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변국영 기자>

 

▲영국 고강도 요금 인상 배경

영국은 북해 유전, 가스전으로 가스자급률이 42%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고강도 요금 인상 조치를 취한 배경이 따로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의 전력, 가스시장은 유럽시장에 연동돼 있어 유럽의 에너지 대란이 그대로 공급비용 상승으로 이어졌고 영국의 높은 도시가스보급률(85%, 한국과 공동 세계2위)로 인한 비용 상승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용 도시가스는 발전용이나 산업용과 달리 큰 폭의 계절간 수요 격차(국내의 경우 동절기와 하절기간 약 11배 차이, 2020년 난방용 실적기준), 저압배관 설치, 높은 영업비용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발전 및 산업용 대비 2배 이상의 가격이 형성된다.

콘월인사이트 등 에너지컨설팅 기관들은 이같은 원가 상승 상황에서 영국 정부가 전기, 가스요금을 동결할 경우 내년 2분기에는 전기, 가스 부문의 누적적자가 1300억 파운드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액수는 지난해 영국 정부의 예산 9280억 파운드의 14%에 해당할 정도로 정부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또한 영국 정부는 전력 및 가스 요금 결정을 전문규제기관인 가스전력시장 규제청에 위임하고 개입을 자제하되 요금 인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쿠폰, 저소득층, 취약계층에 지원금 지급 등 정부 재정을 통한 직접 보조 정책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지난 4월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총 2900만 가구에 에너지쿠폰 형태로 400 파운드(한화 약 60만원)를 지급하기 위해 총 117억 파운드를 조성했고 저소득층, 장애인가구 등에 별도의 생계지원비로 약 253억 파운드 등 총 370억 파운드의 정부 재정 지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 가스·전력시장 문제

에너지전환포럼은 “이번 영국 정부의 요금 인상 조치로 10월부터 적용되는 영국의 전기, 가스 요금은 국내 대비 각각 6.8배, 3.6배로 상상을 초월하는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그만큼 국내 전기, 가스요금이 국제 에너지 가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며 해외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가 100%인 국내 여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경고했다.

에너지전환포럼에 따르면 특히 최근에는 한국가스공사가 해외에서 높은 가격에 도입한 LNG를 도시가스사들과 발전사들에게 원가와 반대 방향으로 가격을 설정해 공급하면서 도시가스 부문의 수요관리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가스공사의 상반기 영업실적 발표자료의 부문별 공급량 및 매출액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를 검토해볼 때 상반기 평균 톤당 100만원 남짓한 가격에 도입된 LNG가 도시가스사들에는 톤당 85만8000원, 발전사들에게는 톤당 131만9000원에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가스공사는 도시가스부문에서 야기되는 막대한 원가 상승분을 발전부문에 전가해 도시가스 요금을 보조하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다. 이는 주택용 도시가스와 발전·산업용 천연가스 가격이 2:1 이상으로 형성되는 국제 가스시장과 정반대 상황으로 올해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한전 적자의 주범이라는 주장이다. 당장은 도시가스 요금을 할인해 민생을 챙기는 듯한 모양새지만 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같은 임시변통이라는 지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국제통화기구(IMF), 세계은행 등은 이미 지난 2009년부터 세계 각국 정부에게 에너지가격에 정치권이 개입하지 말고 전문규제기관에게 감독권을 위임할 것으로 권고해왔다. 이는 정치권의 개입으로 원가를 무시한 가격보조를 하게 될 경우 가격의 에너지수요 조절기능 상실, 고소득 소비자에게 혜택 집중, 그로 인한 적자분을 정부 재정으로 메우면서 복지에 필요한 공공자원의 고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에너지기구는 지난 2020년 한국 정부에게 전기, 가스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전기, 가스요금의 결정권한을 전기위원회와 같은 전문규제기관에게 위임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국내 기업·소비자 자구책 필요

에너지전환포럼은 “이처럼 정부 여당이 국제 에너지시장의 거대한 변화를 무시하고 전기, 가스 가격을 단순히 물가 안정 수단으로만 여기는 관행은 마치 지난 1997년 구제금융 위기를 앞두고 아무런 대비를 취하지 않다가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던 상황을 연상시킨다”며 “정부 여당이 계속 요금을 동결시킬 경우 한국전력공사의 적자와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은 현재의 추정치들을 뛰어 넘어 향후 정부 재정으로도 감당하기 어렵게 되고 결국 소비자와 기업에게 훨씬 충격적인 요금 부담으로 되돌아오게 된다”고 우려했다.

포럼은 “개별 소비자들과 기업들은 정부가 시장 개선 및 요금 정상화를 취하지 않더라도 올 겨울부터 본격화될 에너지 대란에 대한 자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며 “소비자들은 주택단열, 창호 개선, 고효율 에너지기기 사용 등의 노력이 필요하며 기업들 역시 에너지다소비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전 사업장의 에너지효율 개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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