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새 정부의 에너지계획이 생각해야 할 것들
[E·D칼럼] 새 정부의 에너지계획이 생각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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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1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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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탁 /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일부 법적 근거 문제가 있기는 하나 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 등 에너지 관련 계획들이 진행 중에 있다. 탄소중립으로 에너지의 전력화가 예상되고 디지털 기술융합으로 전력패러다임이 대전환기에 접어든 점을 고려한다면 새 정부의 에너지계획에서도 전력부문이 핵심분야가 될 것이다.

더구나 역대 정부들의 관련 계획들이 5년마다 급격한 변동을 겪은 데다가 최근 지정학적 문제로 인해 연료가격과 수급안정 모두 상당 기간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어 새 정부는 전력계획 및 정책수립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새 정부는 과거와는 다른 관점으로 에너지계획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첫째, 급변하는 정책 환경변화 속에서 에너지계획의 중장기 방향성을 설정하되, 특정 수치와 에너지원에 집착하지 않는 시나리오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계획 수립의 출발점이 되는 전력수요 전망만 하더라도 과거와는 달리 4차산업혁명에 따른 전력수요나 전기차의 전환수요로 인해 미래 전력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변동에 따른 예측 불확실성이 더해진다. 공급 역시 과거 대형설비 중심의 전원보급과 달리 재생에너지든 여타 설비든 입지 확보와 계통여건상 불확실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는 하나의 수요전망과 하나의 전원믹스에 의한 단일경로로 수급계획을 수립하는 것 자체가 계획의 신뢰성과 유연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 일정한 수치 범위 내에 몇 개의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롤링하는 방식이 정책 운용의 유연성은 물론 단일경로로 인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는 에너지계획의 가장 핵심인 수급안정이 정부계획만으로 달성하기가 어려움을 시사한다. 수 차례의 에너지계획에서 경험했듯이 정부계획상 어떤 목표를 정한다고 수급안정이 달성되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 이러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물론 수급안정을 위한 정부와 계획의 역할은 필요하지만, 앞으로는 시장과 민간의 역할을 좀 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서로 다른 전망 하의 주체들이 다양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면 정부계획의 수급안정을 보완하면서 다양한 혁신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와 같이 전력시장과 산업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통제할 것이 아니라 제도개선을 통해 전력시장의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새 정부의 에너지계획에서는 당위적 선언이나 구체적 수치보다 전력부문에서 시장과 민간의 역할을 제고하는 제도개선과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그 출발점으로서 새 정부가 언급한 규제 거버넌스는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필요하다.

셋째, 탄소중립을 위해 무탄소만 아니라 저탄소 등 다양한 기술 옵션과 방안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역대 정부들은 특정 전원이나 기술을 선택하고 이를 무리하게 계획상으로 못박는 편향을 보여왔다. 이러한 정부 선택은 특정 전원을 선호하는 진영에게는 단기간의 정치적 위안이 될지 모르나 50년 에너지대계를 마련해야 하는 전력산업에는 정부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위기로 전 세계의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에서 한국경제가 과거 정부주도의 개발연대기 상황에서 탄소중립의 선진경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력산업 역시 정부 주도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새 정부의 에너지계획이 과거 방식에서 진일보하여 새롭고 유연한 계획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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