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력·에너지 민영화, 출발점부터 다시 생각하자
[기자수첩] 전력·에너지 민영화, 출발점부터 다시 생각하자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22.05.0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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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최근 밝힌 '에너지 정책 정상화'를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새 정부의 원전 확대 추진 방침은 이미 예견돼왔고, 이미 여러 행태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번 논란은 그 궤가 다르다.

바로 에너지 정책 정상화에 포함된 5대 중점 과제 중 '에너지 시장 기능 정상화'가 제시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인수위는 발표에서, 전력시장·요금 및 규제 거버넌스의 독립성·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쟁과 시장원칙에 기반한 전력시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시장원칙이 작동하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전력시장과 요금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새롭고 다양한 전력 서비스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이 필요하기에, 전력시장이 경쟁적 시장구조로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미이지 민영화는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 및 시민사회를 중심으로는 한국전력의 독점 판매 구조를 점진적으로 개방하겠다는 것 자체가 한전을 비롯한 에너지 분야에 대한 '민영화' 계획과 다름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원전 확대, 에너지 시장화, 전기요금 원가주의는 각기 다른 차원의 에너지 문제이지만, 바로 지금 이 모든 것들이 '에너지 민영화'라는 밑그림 속에서 배치돼, 자본이 이윤을 쌓기 위한 제도이자 구조로 작동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전기요금 원가주의는 '에너지 민영화'라는 틀 안에서, 전력산업에 뛰어들 자본에게 이윤을 보장하기 위한 '전력상품가격' 책정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전국전력노동조합 위원장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국회의원도 "전력 판매 경쟁은 결국 민영화 가는 수순"이라면서 "한전을 부실화시키면 전기품질이 저하되고, 결국 우리의 산업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경쟁이 인위적으로 도입되고 한전이 점점 부실화된다면 후손들에게 폭탄을 던지는 것"이라면서 "전력산업은 공공재이자 국민의 기본 서비스이며, 따라서 공공성이 훼손되어서는 안된다"고 우려했다.

전력을 비롯한 에너지 민영화가 새삼스러운 주제는 아니다. 과거 IMF 구제금융 이후 각 정권의 성격에 따라 추진 또는 중단이 반복되고 있다. 이 역시 원전의 진흥 또는 규제 문제와 매우 유사하게, 정치적인 가치관이 개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유념해야 할 게 있다. 이처럼 계속되는 논쟁이 과연 우리 개인들, 그리고 국가에 생산적으로 작용하는가의 여부다. 그렇지 않다면 소모적이며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할 뿐이다. 이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는 사안이다. 또한 사회적 인프라에 대한 민영화의 성과 또는 부작용은 다른 국가들 사례에서 충분히 살펴볼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만의 특성도 작용하겠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한 결과가 도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보자. 과연 어디에서 시작됐고, 무엇을 위한 정책인가. 혹여 자신이 주장하던 이론이 맞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아닌가. 혹은 논쟁을 위한 논쟁은 아닌가.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정책은 국민 대다수를 위해 수립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것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