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차기 정부 에너지정책의 과제: 정치과잉, 시장과소, 진영편향
[E·D칼럼] 차기 정부 에너지정책의 과제: 정치과잉, 시장과소, 진영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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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1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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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탁 /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곧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 매번 정부가 출범하면 그에 따라 에너지정책이 다시 정립된다. 지난 십여년을 되돌아보면 저탄소 녹색성장에서부터 에너지신산업을 거쳐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에 이르기까지 역대 정부들은 자신 고유의 에너지정책을 추진하였다.

그 과정에서 부분적인 성과도 있었고 정책이나 제도상의 개선도 있었다. 하지만 냉정히 평가하자면, 역대 정부가 내건 정책이 그대로 구현된 경우는 별로 없다. 오히려 획기적인 에너지체제의 전환보다는 소모적인 정쟁과 사회적 갈등만 증폭된 경향이 강하다.

그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에너지정치의 과잉’이다. 과거 중기감축계획이나 최근 30년 NDC계획에서 정치적 목적하에 계산 오류나 비현실적인 허수가 포함된 감축목표를 설정한 것이라든지, 이를 구현한다는 명분하에 애초에 실현불가능한 수준의 원전이나 재생에너지의 보급목표를 설정한 것은 그 단적인 사례다.

둘째, ‘에너지시장의 과소’이다. 온실가스 감축이나 효율적인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탄소비용과 발전원가를 반영할 수 있는 전력요금 및 시장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역대 정부는 전력요금을 통제하고 전력부문의 시장 기능을 철저히 외면하였다. 이런 구조하에서는 에너지절약이나 에너지신산업은 물론 탄소중립도 구현하기도 어렵다.

셋째, ‘진영논리의 편향’이다. 원전과 석탄발전에서 재생에너지에 이르기까지 경제성, 사회성, 환경성 그리고 안전성을 모두 완벽히 갖춘 발전원은 없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고립계통망이기 때문에 계통안정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정치적으로 특정 에너지원만 중시하고 다른 에너지원을 배척하는 진영논리는 우리나라 전력수급과 계통운영상 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모적인 사회갈등만 유발한다. 더구나 5년 임기의 정부가 백년대계의 에너지정책의 구체적 경로까지 설정한다는 자체가 오만이자 오류다.

이러한 진단이 크게 틀리지 않는다면 차기정부 에너지정책의 과제는 다음 3가지다.

첫째, 단기적이고 정치적인 목적이 장기 에너지정책에 반영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요한 과제는 최근 30년 NDC와 재생에너지 보급목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여 중단기 수급안정을 도모하고 설비투자의 의사결정상 혼선을 제거하는 일이다.

둘째,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 경직적인 전력산업 및 시장구조 자체를 유연하고 효율적인 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전력요금 등 유연하고 효율적인 시장신호가 존재하고 다양한 사업자의 시장진입이 가능해야 에너지 절약이나 신기술의 혁신이 가능하고 탄소저감의 비용도 최소화된다.

셋째, 특정 전원의 편향에 입각한 단일 경로가 아니라 우리나라 현실과 미래 기술을 고려한 다양한 경로의 시나리오 방식의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최근 30년 NDC와 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문제인 것은 진영논리로 인해 우리의 현실을 무시하고 다양한 미래기술과 정책 옵션을 사전에 봉쇄한 데 있다. 차기 정부는 다수의 시나리오 방식의 정책 수립을 통해 차기 정부는 물론 그 이후의 정부를 위한 정책의 자유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5년 임기의 정부가 특정 전원을 집권 기간에 무리하게 확대하려는 유혹을 가질 가능성은 상존한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과 경직성은 과거 정부의 경험을 통해 이미 우리가 경험한 바 있다. 또한 특정한 하나의 에너지원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오히려 심각한 사회적 갈등만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에너지체제 전환과 탄소중립은 수십 년이 소요되는 긴 여정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백년대계의 에너지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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