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전환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 가능한가?
[E·D칼럼] 전환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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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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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 가천대학교 교수 (경제학박사)

지구온난화의 대응수단으로 1997년 소위 ‘교토의정서’가 채택된 이후 선진국 중심의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국제규범의 형태로 시작되었다. 우리는 당사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미 적지 않은 압력으로 인해 국가적인 대응이 활발히 논의되었다.

신재생, 에너지절감 등 여러 가지 해법과 정책적 노력이 선언됐지만, 결과는 온실가스배출이 더욱 늘아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유럽국가들은 1990년 배출량을 기준으로 감축목표를 정한데 반해, 우리는 기존추세방식 즉, BAU라는 목표설정 방식에 기대어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도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었다.

신기후체계인 파리협정 체결과 더불어 정부는 2015년 6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BAU 대비 37% 감축하는 자발적 목표 즉, NDC를 UN에 제출하였다. 2018년 7월에 확정된 ‘2030 온실가스감축로드맵 수정안’에 따르면 전환부문 즉, 전력부문의 감축목표는 1억9270만톤으로 이는 2030년 BAU 3억3000만톤의 42.2%에 해당한다.

전력부문의 온실가스배출은 정부의 감축계획에도 불구하고 2018년까지 계속 증가하였다. 2015년 2억3000만톤 수준이던 배출량이 2018년에는 2억6000만톤으로 늘었다. 이 기간 중 석탄발전과 가스복합발전에서 각각 2300만톤과 1300만톤의 배출량 증가가 이루어졌다.

원전 발전량은 동기간 중 약 23% 줄었으니, 결과적으로 원전 감소분과 수요증가분을 석탄과 가스발전으로 대응한 셈이다. 재생에너지도 많이 늘었으나 아직 발전비중이 크지 않아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는 크지 않았다.

우리나라 전력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대체로 75%가 석탄발전에서, 나머지 25%는 가스발전에서 나온다. 최근 전력수요 증가가 정체에 머물자 비로소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도 멈추었다. 2019년에는 경제성장 둔화로 전력수요 증가가 오히려 감소하였다. 최근 원전 가동률 제고, 재생에너지 확대, 석탄발전 제약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도 다소 줄어드는 추세다.

앞으로 전력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이 과연 가능할지, 그렇게 되려면 어떠한 조치가 필요한지 집어볼 필요가 있다. 9차 수급계획에서는 전환부문의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데이터는 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석탄설비 폐지와 발전량 제약으로 목표달성이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전력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대략 2억5000만톤 내·외로 추정된다. 9차 수급계획에서 제시된 것처럼 석탄을 폐지하고 석탄발전을 일부 제약하더라도 2030년까지 목표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원전이용률을 80%까지 높이고 석탄이용률은 60%로 낮추는 강력한 발전제약을 할 경우 대략 1억9600만톤으로 목표에 근접할 수 있다. 물론 신재생 보급을 크게 확대하는 정부계획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다. 이러한 배출량 전망도 8차계획에 비해 대폭 줄어든 9차계획의 수요전망에 기인한 바 크다. 만약 앞으로도 전력수요가 전망치보다 크게 줄거나 석탄발전을 더 낮출 수 있다면 목표달성도 가능할 것이나,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발전설비와 연료비가 주어지면 전원별 발전량이 정해지고 연료 사용량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산정된다. 여기서 변수가 되는 것은 미래 전원별 설비용량을 결정하는 전력수급계획과 재생에너지의 보급목표와 이행도, 그리고 원전과 석탄발전의 이용률 시나리오 정도다.

2030년은 그리 먼 미래가 아니다. 발전소를 새로 짓거나 폐지하는 절차는 이미 정해져 진행 중이다. 만약 신규 원전이 도입된다면 장기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게 될 것이나, 2030년까지 가동되기는 어렵다. 기존 원전의 수명을 연장한다면 아마도 상당한 감축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100만kW급 원전이 80% 이용률로 가동되다면 연간 발전량은 7000GWh 정도다. 원전이 가스발전을 대체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270만톤 줄어들며, 석탄발전의 경우는 600만톤쯤 된다. 원전이 늘면 가스발전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략 300~400만톤 정도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를 재생에너지로 환산하면 태양광 530만kW, 풍력 350만kW 설비용량에 해당한다.

전력부문에서 에너지믹스의 전환을 제외하면 10년 안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추가적인 감축수단이 별로 없다.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석탄발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나 원전의 발전량을 늘리는 것이 그나마 최선의 방법이다. 수급계획에 담긴 조치를 차질없이 시행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재생에너지를 현재 계획보다도 더 늘리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계통운영도 쉽지 않을 것이다. 가동 중인 원전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2020년 발표된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수립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전력부문의 에너지믹스는 설비계획 또는 예측가능한 전원에 영향을 받게 된다.

발전설비는 건설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한번 지으면 최소 30년 이상 쓸 수 있다. 최근 준공된 설비나 건설 중인 설비는 2050년에도 남아있을 것이다. 석탄발전은 지속적으로 줄이고 언젠가는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당장 멈추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투자비 회수, 연료수급, 인력운영, 대체설비 건설 등 풀어야 할 문제도 많다.

우리도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에 당연히 동참하여야 한다. 나아가 국격에 맡게 국제사회에서 일익을 담당하여야 한다. 이제는 계획과 실행이 따로 돌아가는 임기응변식 대응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야심찬 계획이라도 여건을 도외시하고 의욕만 앞선다면 결국 주저앉을 수 있다.

최근 우리 전력수요 증가율이 정체에 접어들었다고는 하나, 전기차, 전력화 추이 등 증가요인도 많아 감소추세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산업이나 수송, 건물에서 사용되던 에너지도 많은 부분이 전력으로 전환될 것이다. 전환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이 바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이나 마찬가지다. 이제라도 구체적으로 검증 가능하며, 여건 변화에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 방안과 수단을 점검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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