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김성복 /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H2KOREA) 단장
[특별기고] 김성복 /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H2KOREA) 단장
  • 에너지데일리
  • webmaster@energydaily.co.kr
  • 승인 2021.01.01 0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소경제로의 전환, 긴 호흡 속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

인류는 그동안 탄소경제를 통하여 산업과 경제를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지속적인 이산화탄소(CO2) 배출 등으로 인한 기후변화로 인류는 온난화 현상과 장기적 기후 변동성의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다.

온실효과로 지구 평균온도는 지난 1880년~2012년 동안 0.85℃ 상승했고, 우리나라는 1912~2017년 사이 약 1.8℃ 상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올해 대서양에만 30차례 허리케인이 발생했고, 우리나라도 2020년 6월 말부터 약 54일간 역대 가장 긴 장마와 3~4등급 태풍 3개(바비·마이삭·하이선)가 잇따라 상륙하기도 했다. 허리케인, 태풍의 강도와 격상 속도, 강수량 등이 증가한 것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해수면의 온도 상승 등을 야기한 기후변화의 영향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류는 앞으로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기존 탄소경제에서 탈(脫)탄소경제로의 에너지전환을 추진하며 대대적인 산업·경제적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의 확대는 탈탄소경제로 전환의 변곡점이 되었으며, 최근 글로벌 에너지기업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발표한 ‘세계 에너지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018년보다 14% 증가한 2805TWh로 집계됐다.

글로벌 에너지시장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모든 에너지원에서 생산·공급이 가능하고 재생에너지, 전력 등 기존에너지를 변환, 저장, 운송할 수 있는 에너지 캐리어로서 상호보완성이 높은 수소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수소에너지의 전·후방 산업 파급효과가 크다는 강점이 부각되며, 최근 수송분야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교통수단이 이목을 끌고 있다.

세계 주요국, 수소경제로의 에너지전환 각축전

글로벌 투자은행, 에너지 컨설팅업체들은 세계 수소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전망하고 있다. Goldman Sachs는 2050년 세계 수소경제 시장은 약 12조달러 규모로 전망하는 한편, McKinsey&Company 역시 2017년 1292억달러 규모에서 2050년 2.5조달러로 연평균 6%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긍정적 전망에 따라 세계 주요 국가들은 앞 다퉈 자국 특성에 맞는 수소경제 정책의 전략을 수립, 이행하며, 세계 수소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요국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7월 EU집행위는 2050년 기후중립 달성을 목표로, 수소를 유럽 그린딜의 중추로써 경제활성화와 에너지전환을 동시에 달성 가능한 핵심요소로 인지하며, ‘수소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총 3단계에 걸쳐 재생에너지 기반의 수전해 시설을 통한 그린수소 생산·공급과 모든 분야에 그린수소 활용을 목표로 수립됐다. EU집행위는 유럽 역내 수소 활용 확대를 위하여 산업, 투자, 규제, 시장창출, 연구·혁신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은 지방정부 및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수소트럭·지게차 등 수소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연료전지발전도 확대 중이며, 화석에너지 발전 단가 수준으로 수소발전 단가 저감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최근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미국 내 수소경제 정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아시아 시장 Top3 수소수출국 도약을 선언한 호주는 수소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 정책목표와 그린수소 단가 저감,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그린수소 인증제도’ 확보 계획을 수립했다. 또 우리나라와 에너지구조가 유사한 일본의 경우 향후 증가할 수소 수요·공급을 위하여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공급시스템 구축과 호주, 브루나이, 노르웨이, 사우디 등 해외 수소 도입처 다변화와 자국 기술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산유국인 사우디와 UAE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그린수소를 생산하여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중국은 수소 상용차 중심의 전략을 수립해 이행 중이다.

한국, 글로벌 1위 선점 에너지정책 추진

이처럼 수소경제와 관련한 로드맵과 정책,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수소 주요국 못지않게 우리나라 역시 수소경제를 통한 에너지전환에 정책적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5년 9월 수소 관련 기술 성숙도와 가격 경쟁력 확보 등에 집중된 ‘친환경 수소경제 구현 마스터 플랜’이 수립·발표되며 수소경제가 부각됐다.

다만, 정부의 정책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소경제는 관련 시장 성장 미흡 등으로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으나, 2019년 1월 글로벌 시장 선점과 그린수소 산유국 도약을 목표로 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과 표준, 수소차, 충전소, R&D, 인프라, 안전 등 관련 후속조치 이행으로 성장에 속력이 붙기 시작했다.

특히 2020년 2월, 세계 최초 수소산업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며, 안전기준과 수소에너지 육성·진흥을 위한 독립된 법적 기반도 마련됐다. 또한 2018년 국회 수소충전소가 준공되며 대한민국 수소경제 랜드마크가 형성되었는데, 2020년 7월과 8월에 세계 첫 부생수소 연료전지발전소와 정부청사(세종) 수소충전소가 준공되면서 랜드마크가 추가 건설됐다.

2020년 7월에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수소경제위원회’가 출범함에 따라 본격적으로 대한민국 수소경제 컨트롤타워가 가동을 시작했다. 수소경제위원회는 2020년 2차례 회의를 통하여 수소산업 3대 전담기관 지정, 수소경제 이행점검과 산업 생태계 강화 방안과 수소생산의 경쟁력 확보방안 등에 대한 주요 정책 내용을 신속히 심의·의결하며 수소경제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여, 그린 뉴딜을 중심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탈탄소경제로의 에너지전환에 수소경제의 역할을 거듭 강조하며, 수소경제 산업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한 방안을 포함시켰다. 산업계 역시 2020년 7월 수소트럭 수출을 필두로 트램, 드론 등 모빌리티 분야 성장 동력을 마련하며, 수소경제 선도국가로서의 위상을 이어나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2019~2020년은 국내 수소경제가 가시적인 성장을 이뤄낸 중요한 해로 국내외에서 평가받고 있다. 2018년 약 1800대로 보급을 시작했던 수소전기차는 2020년 11월 기준 1만477대가 보급됐다. 수소충전소는 2018년 14기에서 2020년 12월 기준 67기가 건설되었다. 또한 발전용 연료전지 용량도 307MW에서 11월 기준 605MW로 확대되며, 3개 분야 세계에 위상을 높여 나가고 있다.

수소산업 진흥 전담기관 H2KOREA, 정부 정책 뒷받침

정부는 ‘2050 탄소중립’을 발표하고, 대통령 직속의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어, 올해 수소에너지의 역할과 책임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이행하며 도출된 성과와 문제점을 해결하고, 성공적인 로드맵 이행을 위한 ‘수소경제 로드맵 2.0’도 새해 상반기 발표를 앞두고 있다.

로드맵2.0에는 지난 2년 간 경험을 통하여 도출된 그린수소 생산·공급을 위한 구체적 방안과 안정적인 수소공급을 위한 액화수소 및 액화충전소 보급계획, 그린수소 활용의 확대를 위한 인증제 도입 및 의무 사용 등에 대한 전방위적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수소법과 수소경제위원회에 따라 수소산업 3대 전담기관(진흥·유통·안전)도 각 전담 성격에 맞춰진 전략과 계획을 수립하여, 2021년부터 본격적인 횡보에 나선다. 이 가운데 H2KOREA는 그간 국내 수소경제 성장을 위해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다섯 가지의 전략을 수립해, 올해부터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첫째,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하여, 정부의 기본계획 수립, 수소경제위원회 운영, 종합정보시스템 구축·운영 등 정책지원에 보다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둘째,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 등 산업 전주기 생태계 조성을 위하여 수소전기차 및 충전인프라 보급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이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기술 표준화 등의 산업진흥 지원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셋째, 제1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2040년까지 총 1000개의 수소전문기업 육성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H2KOREA는 글로벌 수소전문기업이 조기에 육성될 수 있도록 기술개발, 인력양성 등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나아가 Hydrogen Desk를 설치·운영해 국내 수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선제적으로 해결할 것이다.

넷째, 국민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캠페인, 공익광고 등 체계적인 홍보방안을 추진하고, 정책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개선하기 위하여 입법기관을 지원하고자 한다. 그리고 다섯째, 국내 수소산업의 수출시장 개척과 국내 기업이 미래 글로벌 수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수소경제로의 긴 호흡, 어느 때 보다 중요

우리 정부는 그간 집중형 정책 지원으로 단기간 내 높은 성과를 보였고, 선진국 대비 기술 역량이 취약한 수소생산, 저장·운송, 충전 분야에서 수소경제 기술개발 로드맵 등을 통하여 기술 성숙도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수소경제는 2005년 대비 높은 기술력과 경쟁력을 확보하며 초기시장을 형성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수소경제법, 로드맵 2.0, 그린뉴딜 등 정부 정책을 기반으로 수소경제가 ‘지속성’을 갖게 하는 것이다.

1980년대 우리나라에 천연가스를 도입 상용화하기 까지 약 7년의 시간이 소요된 점을 감안하면, 수소경제도 많은 준비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더욱이 국가 에너지기조를 새로운 방향으로 설정하고 전환한다는 것은 단연코 단기간 내 실현할 수 없기에 긴 호흡으로 장기적인 투자와 인내,  노력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이미 세계 주요국은 자국의 수소산업 육성과 기술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등 글로벌 수소경제 시장은 치열한 경쟁과 협력을 예고했다.

수소경제는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이기 때문에 기술, 산업, 인프라, 정책 등을 완비하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가 형성될 때까지 정부 주도의 많은 재원과 투자가 장기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산업 생태계 확대에 필요한 산·학·연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규제를 없애거나 고치고 신속히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수소경제로의 이행이 늦은 점은 사실이지만, 늦은 만큼 놀라운 추진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 또한 사실이다. 정부의 확대 정책에 기반한 투자, 원천기술 확보, 기술력 향상, 경제성 확보 등이 이루어져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다면, 수소경제를 통한 국내 산업경제 확대, 환경문제 해소 등 일거양득의 효과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