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로컬 청년기행] - ⑤ CEO간담회 : 해줌·이노마드
[전환로컬 청년기행] - ⑤ CEO간담회 : 해줌·이노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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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1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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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의 한계를 넘어

로컬 기후 리포터 고영수

그린뉴딜과 넷제로 선언으로 재생에너지가 급격히 확대될 예정이다. 탄소 배출과 환경 파괴가 적은 에너지원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무분별한 산지 태양광, 계통 포화로 인한 송전설비 추가 건설 등 기존 전력시스템의 한계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고민하며 솔루션을 만들어가는 청년기업인들을 만났다. 재생에너지 전력회사를 꿈꾸는 해줌의 권오현 대표와 소수력 발전기로 에너지 문화를 만들어가는 이노마드의 박혜린 대표가 그 사람이다.

해줌의 권오현 대표는 화석에너지의 고갈과 지구온난화, 물 부족, 식량 부족 같은 기후위기가 연결된 문제라는 관점에서 에너지 문제를 대한다고 말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재생에너지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는 해줌을 설립했다.

재생에너지는 기존 화석연료와 달리 소규모 분산형으로 운영할 수 있고 자연에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며 이러한 장점이 한계로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 소규모 발전소가 증가하며 관리 수요와 비용이 증가됐다. 모든 발전소를 매일 방문해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해도 즉시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사용자의 수요에 맞춰 에너지를 공급할 수 없는 경직성과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하는 간헐성은 특히 중앙 통제가 필요한 대규모 전력시스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율이 아주 높을 경우 날씨에 따라 전력 부족에 의한 블랙아웃과 과잉 공급에 의한 주파수 불안정에 동시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풍력과 태양광 설비가 많은 제주도는 과잉 공급 때문에 상반기에만 44번이나 풍력 발전의 출력을 제한했다.

가상발전소 운영 시뮬레이션을 소개하는 해줌의 권오현 대표
가상발전소 운영 시뮬레이션을 소개하는 해줌의 권오현 대표

해줌은 이러한 문제들을 IT와 데이터 기술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 IT 기술을 통해 분산된 발전소들의 상태를 관리하는 한편 데이터 기술을 통해 기상을 분석해 발전량을 예측하는 것이다. 이런 기술들이 빛을 발하는 곳은 소규모의 발전소들을 통합해 관리하는 가상발전소다. 가상발전소를 통해 분산된 발전소들의 출력을 조절하고 ESS에 저장, 방출하는 방법으로 전력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전력시스템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해줌은 내년부터 시작될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을 대비해 공급 중심 가상발전소 운영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이노마드의 박혜린 대표는 지금의 전력시스템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공급이 아닌 수요 중심의, 사람들이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에 대한 고민이 휴대용 소수력 발전기 ‘이노마드 우노’로 결실을 맺었다.

기후위기의 원인인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하지만 지금의 공급 위주의 전력시스템이 바뀌지 않은 채 에너지원만 바뀌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박 대표의 입장이다. 에너지의 생산지와 소비지가 떨어져 있어 대규모의 송전 설비를 설치해야 하며 송전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 손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전력시스템을 통해서만 에너지를 소비하는 지금의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24시간 내내 전력시스템에 묶여있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자사의 소수력 발전기를 보여주는 이노마드의 박혜린 대표
자사의 소수력 발전기를 보여주는 이노마드의 박혜린 대표

박 대표는 에너지 전환과 기후위기 같이 사람들의 참여가 어려운 거대 담론을 일상의 영역, 소비 가능한 가치로 전환해 사람들의 참여를 이끄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라며 이노마드 우노를 보여준다. 이노마드 우노는 텀블러 정도의 크기로 부담 없이 휴대할 수 있으며 흐르는 물이 있다면 누구나 언제든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노마드는 단순한 발전기 판매를 넘어 제품을 활용한 청소년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아이들과 함께 인근의 강과 하천에서 직접 전기를 만들고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것이다.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경험을 통해 에너지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 에너지 생산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보통의 일이 되는 것이 박 대표의 바람이다.

나아가 이노마드는 다른 기업과 협력, 전력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곳에 소수력 발전기를 보급해 연료 소비로 인한 비용과 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사업, 네트워크를 통해 소수력 발전기들을 묶어 관리하는 가상 소수력발전소 등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며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고민하고 있다.

랭든 위너는 에너지가 생산되고 수송돼 소비되는 모든 과정이 일정한 사회적 체계 속에서 이뤄짐을 지적하며 이러한 체계를 에너지 체제라고 명명했다. 에너지는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에너지원의 변화를 넘어 비용과 편익의 균등한 분배, 시민의 접근성, 효율적인 소비, 효과적인 관리 등 복합적인 영역에서 진행돼야 한다.

그린뉴딜과 넷제로 선언으로 많은 주체들이 에너지 분야에 진입하고 있다. 앞으로의 변화가 단순한 시장의 확대가 아닌 에너지 체제의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줌과 이노마드 같은 청년기업인들의 활동을 주목하고 지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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